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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인사상 불이익’은 조직 내 성폭력의 수단이자 은폐 도구 안태근을 무죄 방면한 대법원을 규탄한다
작성자 : 민우회, 조회수 : 753, 작성일 : 2020-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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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성명]

‘인사상 불이익’은 조직 내 성폭력의 수단이자 은폐 도구
안태근을 무죄 방면한 대법원을 규탄한다

2020년 1월 9일 대법원(제2부 주심 노정희 대법관)은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되어 1심과 2심에서 실형 2년을 선고 받았던 안태근 전 검사장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누구도 부인할 수도 부정하지도 않는 검찰 내 보복성, 불이익성 ‘인사조치’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선고한 것이다. 조직 내 권력자에 의한 애초의 범죄는 해결하지도 못한 채, 피해자만 불이익 조치되고 은폐되어버리는 거대 조직의 성폭력 사건을 그나마 진상조사하고 문제해결할 일말의 가능성을 대법원은 무시하고 차단했다.

안태근은 2010년 10월 30일 사람들이 많은 장례식장에서 여성 검사를 성추행했다. 안태근은 서울지방검찰청, 법무부 검찰국 검사,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 법무부 인권국장, 기획조정실장, 정책기획단장을 거치고 있었다. 안태근은 1, 2심에서 본인 스스로의 행위를 만취해서 기억하지 못하므로 부당한 인사의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피해자 검사의 내부 문제제기로 2010년 12월 법무부 감찰관실 진상조사를 받은 바 있다.

2015년 당시 49자리 뿐 인 검사장 직급 가운데서도 검찰의 인사, 예산, 수사, 정보를 쥔 법무부 검찰국장이 안태근이었다. 같은 해 인사에서 ‘부치지청’(수도권에서 먼 지청) ‘여주지청’에 있던 피해자를 더 먼 거리의 ‘통영지청’으로 발령냈는데, 이 과정에 대해 1, 2심은 상세히 심리한 바 있다. 엘리트 코스를 밟던 안태근이 피해자의 성추행 문제제기로 물의에 오른 점, 검사의 전보 원칙 기준 사항 시행 후 연속으로 부치지청 발령은 전례가 없던 점, 2015년 당시 피해자 검사 인사안이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 단 한번도 통영지청 배치안은 없다가 검찰인사위원회 개최 직후 배치된 점, 다른 통영지청 배정자에게는 사전에 의사를 묻고 자녀교육으로의 곤란하다 등의 답을 들었으나 육아중이던 피해자 검사에게는 의사를 물어본 바 없이 일방적으로 배치한 점, 당시 인사담당 검사가 인사 업무를 처음 하면서 상급자인 법무부 검찰국장의 지시는 없었다고 믿기는 어려운 점 등이 그것이다.

성폭력 문제제기한 피해자에 대해 누가봐도 불이익적 인사가 있었는데, 가해자인 인사권자가 관여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인가? 법의 눈으로 실체적 진실을 살핀 결과인가, 눈을 가리고 거대조직의 발뺌논리에 손 들어 준 결과인가? 인사상 불이익 조치는 조직 내 권력적 성폭력을 행위하는 수단이자, 은폐하는 도구다. 우리나라 성폭력 관련 법제도가 30년이 되어 감에도 대규모 #METOO가 일어난 것은 살아있는 권력들이 법과 제도를 무력하게 만들어 왔기 때문이고, 이 틈에서 사법부가 '증거없다'며 가해자들의 손을 들어왔기 때문이다. 약자들의 생생한 현실의 목소리를 형식 논리로 차단한 대법원의 결정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검찰 내 문제제기자에 대한 인사조치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와 은폐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 온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검찰의 인사 조치란 얼마나 큰 힘인지 다시 한번 깨닫는다. 검찰 내부에서 성폭력, 부패와 비리를 고발하고 문제제기하는 분들의 싸움이 얼마나 큰 용기인지 다시 한번 전율한다.

우리는 검찰로부터 시작되는 거대한 폭력의 용인과 힘의 논리를 거부한다. 이를 승인하는 대법원의 무력함과 이에 편승하는 대법원의 불의함에 분노한다. 현실의 삶에서 약자니까 폭력과 불이익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체념과 절망, 가해자들의 권력과 힘에 적응하고 그들의 잘못을 외면하고 살아가라는 압력을 용인할 수 없다. 미투운동이 일으킨 작고 큰 목소리와 함께 다른 시대를 맞이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힘과 용기와 연대로 우리는 대법원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

파기 환송심에서 제대로 된 심리와 판결을 진행하기를 강력히 촉구하며, 끝까지 연대하고 함께할 것이다.

2020년 1월 9일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