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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고양시의 평범한 ‘박사’, 우리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 고양시 역무원 불법촬영 사건에 부쳐
작성자 : 민우회, 조회수 : 565, 작성일 : 2020-04-10
고양시 역무원 불법촬영 사건 논평.jpg
고양시 역무원 불법촬영 사건 논평.jpg [0.05 MB]
9일 고양시 관내 지하철역의 역무원이 역사 내 여자화장실에서 불법촬영을 한 혐의로 검거되었다. 검거된 역무원의 휴대전화에는 다수의 성적 영상물이 발견되었다. 경찰은 해당 역무원의 휴대전화에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N번방' 회원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N번방 성착취 사건’으로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 강화 등 엄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센 시국에 디지털성범죄는 어떻게 이토록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자행될 수 있었는가?

이는 일상적이고 평범하게 자리한 여성혐오와 강간문화 그리고 그에 대한 무지와 함께, 디지털성범죄로는 처벌받지 않을 것이란 공고한 믿음 아래 가능했다. 2018년 불법촬영 편파 수사를 규탄했던 ‘혜화역 시위’에 정부는 불법촬영 범죄 엄벌과 피해자 지원 강화 등 불법촬영 근절 대책을 약속했다. 그러나 2019년 초 국회는 가능한 모든 자원과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약속에 불법촬영물 삭제지원 예산 전액 삭감으로 응답했다. ‘N번방 성착취 사건’을 계기로 국민동의청원 1호 법안으로 상정된 디지털성범죄 양형 기준 강화 재발방지 촉구 법안 또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일부 참석자들의 “소위 n번방 사건이라는 것은 저도 잘은 모른다” “자기는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하고 만들 수 있다” "내가 자기만족을 위해서 이런 영상을 가지고 나 혼자 즐긴다 이것까지 (처벌이) 갈 거냐" 등의 발언만 남기고 졸속 개정되었다. 실제 'N번방‘을 비롯한 SNS 디지털 성범죄 혐의로 검거된 건은 221명이었고, 구속된 건은 32명 뿐이었다. 수사에 압박을 느껴 자수한 건은 5명에 그쳤다.

N번방 이용자들이 “억울하다”며 스스로의 행위와 ‘박사’의 행위를 구분 짓고 구매 및 단순관람 행위를 정당화하거나, “우리가 박사다”라며 볼 권리와 자유를 언급하며 타 플랫폼에서 재유포를 일삼는 등 과시적인 주목경쟁에 나선 것 또한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디지털 성범죄를 일상적인 것, 평범한 것으로 치부하고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던 결과가 'N번방‘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가 박사다”라고 하는 말도 어떤 면에서는 진실이다. 박사는 특별한 악마가 아니다. 평범한 가해자이고 가해자들이다. 디지털 성범죄는 특별히 ‘악마같은 삶’의 방식 따위가 아니다. 일상의 여성혐오이고 강간문화다.

5일 정부는 ‘N번방 성착취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입법과 철저한 수사 및 엄중 처벌, 피해자 지원 등을 재차 약속했다. 우리는 정부가 그를 책임지고 실현하는 것을 지켜볼 것이다. 불법촬영물 삭제지원 예산 전액 삭감과 같은 행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수사기관은 본 사건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사법부는 본 사건을 엄중히 처벌해야 할 것이다.
—국회는 ‘N번방’과 같은 디지털성범죄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해야 할 것이다.
—한국도시철도공사는 특히 공기업으로서 해당 역무원을 즉각 징계하고 직원들의 성인식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디지털성범죄가 합당하게 처벌받으리라는 공고한 믿음을 갖는 날까지, 성평등이 평범한 일상으로 자리 잡는 날까지, 당연한 것이 당연해지는 날까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20년 4월 10일
고양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