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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문제는 ‘여성’이 아니다. 문제는 피해자에게 성범죄의 책임을 떠넘기고 시민에게 경찰의 의무를 전가했다는 것이다. : 일산동부경찰서 불법촬영 예방 대국민 ‘옆으로서기’ 캠페인 중단에 부쳐
작성자 : 민우회, 조회수 : 646, 작성일 : 2020-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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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문제는 ‘여성’이 아니다. 문제는 피해자에게 성범죄의 책임을 떠넘기고 시민에게 경찰의 의무를 전가했다는 것이다.
: 일산동부경찰서 불법촬영 예방 대국민 ‘옆으로서기’ 캠페인 중단에 부쳐
 
 
지난 10일 일산동부경찰서(이하 서)는 정발산역에서 지하철 내 불법촬영 예방을 위해 ‘대국민 옆으로 서기 캠페인’을 진행했다. 해당 캠페인은 에스컬레이터 이동 중 시야확보를 위해 옆으로 서서 이동하자는 내용으로, 서측은 최근 에스컬레이트 뒤쪽에서 여성을 불법으로 몰래 촬영하는 형태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예방 차원에서 이런 캠페인을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양여성민우회(이하 민우회)는 “확보해야 할 것은 시야각이 아니라 경찰의 성인지 관점”이라며 옆으로 서서 피켓팅을 하는 등 캠페인 비판에 나섰다. 이에 일산동부경찰서 측은 “여성들만을 지칭한 것은 아니고 남녀 모두 참여하자는 의미”라고 해명, 이후 “성별에 따른 역할 묘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캠페인 방식에서) 안전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해 오늘 내부 논의를 통해 캠페인 중단을 결정했다"며, "홍보물에 여성이 나오거나 캠페인이 여성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의 사전 검토를 받지 않았고 여론을 살피지 못하고 캠페인을 급하게 시행한 면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캠페인만큼이나 시대착오적인 답변이다.
 
문제는 ‘여성’이 아니다. 문제는 캠페인이 피해자에게 성범죄의 책임을 떠넘기고 시민에게 경찰의 의무를 전가했다는 것이다. 불법촬영 피해자의 93%가 여성인 현실을 엄중하게 고려해야 하 는 것과는 별개로, 불법촬영은 가해자가 저지르는 성범죄이며 불법촬영을 철저히 단속하는 것은 경찰의 의무다. “남녀 모두 참여하자는 의미”라거나, “성별에 따른 역할 묘사가 있는 것은 아니다” “홍보물에 여성이 나오거나 캠페인이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이 ‘피해자 성범죄 유발론’과 같은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의무를 방기할 면죄부일 수는 없다. 여성이 아닌 피해자에게는 2차 가해를 저질러도 된다는 것인가. 경찰의 의무를 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인가.
 
성인지 관점은 ‘여성’의 문제만이 아니다. 성 불평등을 포함하여 피해자가 놓인 위치와 관계를 바탕으로 사건의 맥락과 상황 등을 고려하는 것이다. 서측은 답변과 더불어 "앞으로는 여론을 세심히 살피고 시민, 단체 등과 소통하며 의견을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본 단체는 서가 이를 계기로 성인지 관점을 제고, 그간의 불법촬영과 사이버성범죄의 심각성 인식 부족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초기 수사단계부터의 엄정한 법집행이 대국민캠페인에 앞서는 책무임을 다시금 깨닫고 거듭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2020.08.14.
고양여성민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