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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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파주여성정치아카데미) 두번째 모임후기
작성자 : 민우회, 조회수 : 17340, 작성일 : 2017-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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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텔 (파주여성스토리텔링) 두 번째 모임이야기

 

2017. 9. 4일 13:30~17:00 파주상담소 교육장에서 7명이 모여

여성인권영화로 불리는 <와즈다>를 함께 보았습니다.

<와즈다>는 여성에게는 금지된 자전거를 타고 싶어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맹랑한 소녀에 관한 영화입니다. 영화를 통해 경제적 풍요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여성에게 가장 폐쇄된 사회로 알려진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의 삶을 조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여성에게 운전이 금지된 사우디에서 와즈다의 엄마는 하루 3시간씩 걸리는 곳으로 일하러 나가는데, 돈 받고 운전해주는 남자 운전사는 여성들에게 온갖 잔소리와 무시를 일삼습니다. 그럼에도 와즈다의 엄마는 얼굴을 가리지 않고 남자와 같이 일하는 병원일자리를 친구가 소개하지만 가지 않습니다. 그녀는 ‘그런 여자’가 아니니까요. 아들이 없다는 이유로 와즈다의 아빠는 다시 결혼식을 올립니다. 아름답고 노래도 잘하는 와즈다의 엄마는 그런 남편의 마음을 붙잡기 위해 빨간 원피스를 사고 싶어하고, 긴 생머리를 유지합니다. 남편이 집에 오면 맛있는 음식을 해다가 거실이나 방에다 갖다 바칩니다.

사우디의 여학생들은 검은 히잡을 입고 얼굴을 가리고 다니고, 학교운동장에서 놀다가도 이웃의 남학생들이 보이면 자신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건물 내로 들어갑니다. 생리를 할때는 코란을 맨손으로 잡을 수 없으며, 벗은 몸으로 간주되는 여자의 목소리가 너무 커서 밖으로 새어나가면 안 됩니다. 이 모든 규범과 금지들은 학교나 가정에서 여성들에게 엄격히 교육되어집니다.

그 속에서도 어떤 그녀들은 몰래 연애를 하고, 금지된 잡지도 보고, 페디큐어도 바릅니다. 집에서만 입을 수 있는 검은 히잡 안에 입는 그녀들의 일상복도 화려합니다.

와즈다는 자전거를 자유롭게 타는 남학생들을 바라보며 자신도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를 꿈꿉니다. 자전거 살돈을 구하기 위해 용돈을 모으고, 팔찌를 만들어 팔기도 하고, 상금을 목적으로 코란경연 대회에 나가기도 합니다.

사우디여성들의 암울한 현실로 인해 어둡고 우울할 것 같지만 영화는 유쾌하고 밝았습니다. 사우디여성들은 그러한 제도적 사회적 현실속에서도 자신의 욕망에 따라 제도의 빈틈에서 놀고 웃고 꿈꾸며 나름대로 자신의 삶을 엮어가는 주체들이었습니다.

 

영화를 보고난 후, 의식주와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고 나름 평등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여성으로서 너무나 다른 사우디의 여성에 대한 제도적 압박과 불평등에 대해 분노를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면서 조금씩 우리사회의 의식과 문화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아들을 못 낳으면 여전히 시댁의 눈치를 봐야하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며 여자 목소리가 담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던, 생리중인 부정한 여성은 제사음식을 건드리지 못하게 했던, 족보에 딸의 이름은 올리지 않는, 자기취향보다는 남편이나 남친의 취향에 맞는 옷이나 머리모양을 하는, 가정경제를 위해 돈을 벌면서도 자신의 일을 부수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정숙한 여자의 프레임안에 자신을 포함시키기 위해 스스로 행동을 자제하는, 성폭력의 두려움 때문에 밤늦게 다니거나 혼자 여행을 포기해야하는, 가사노동과 육아를 전담하는데도 돈벌어오는 남편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는,..... 등등의 우리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사회의 제도와 법은 많이 평등해졌지만, 그 안에 사는 우리들의 소소한 규칙이나 습관들을 크게 바뀌지 않았고, 그래서 결론적으로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고 했던 <82년생 김지영>의 말처럼, 결론적으로 제도는 다르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의 삶과 우리의 삶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