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담플러스] 인터뷰: 아이와 함께 하담에 놀러가고 싶죠 (다다)

하담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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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담플러스]에서는 하담을 퇴소한 하담인들의 이야기를 나눕니다. 

인터뷰, 모임 후기 등을 통해 하담 이후의 삶을 살피며 유대와 연대의 끈을 이어가는 한편, 쉼터 너머를 고민하는 여정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손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이든 뚝딱 만들고, 애니메이션을 사랑했던 다다님. 

소개를 부탁하자 “4살 아이가 있는 24살 엄마”라고 말하는 그녀와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결혼, 육아 그리고 가족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Q. 결혼 과정과 현재 결혼 생활이 궁금해요.

A. 퇴소 후 얼마 안 되어 현재의 배우자와 함께 살게 되었고, 1년 후쯤 아이를 낳았어요. 계획한 것은 하나도 없었어요. (웃음)

지금은 재밌어요. 어이없고 재밌고 황당하고 웃겨요.

초반에는 1년 넘게 싸우기도 했는데... 연애를 별로 해보지는 않았지만, 그냥 만나는 것과 결혼을 하는 것은 확연히 차이가 큰 것 같아요.

같이 사는 게... 그냥 안 보였던 게 다 보이게 되고, 또 아이까지 같이 있으니까 이런저런 트러블 문제...지금은 많이 편해졌어요.

 

Q. 편해진 계기가 있나요?

A.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요. 그다음에 아기가 크고 하니까 좀 여유가 생기니까.. 아이가 좀 말이 트일 때부터... 그리고 제가 우울증이 사라지면서...


Q. 우울증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 줄 수 있을까요?

A. 사람을 좀 많이 가렸어요.

아기 태어났을 때쯤 제일 심했는데, 오빠가 먼저 그러더라고요. 너 우울증 아니냐고. 근데 좀 느끼기는 했었죠. 시도 때도 없이 그냥 TV를 보다가 웃을 타이밍인데 울컥하고.. 그냥 눈물이 나... 모든 게 하기 싫은? 모든 게 다 귀찮고,, 너 저리가~ 나 혼자 있고 싶어.. 이런 느낌?

 

Q. 우울증이 사라졌다고 했는데 계기가 있을까요?

A. 그런 거는 좀 남편이 잘해야 해요. 잘해줘요. 또 저는 아이 덕분에...

제가 울 때마다 아이가 휴지를 갖고 와서 닦아줘요. 오빠는 그 옆에서 다 아이한테 시키고... 엄마 안아줘, 닦아줘, 엄마 울잖아~ (웃음)

 

Q. 결혼해서 좋은 점과 아쉬운 점이 있나요?

A. 좋은 점은 그냥 같이 생활하니까... 좀 안정적인...

또 제가 아이 가졌을 때 밤만 되면 악몽을 좀 많이 꿨어요. 오빠가 악몽을 꿀 때마다 케어를 잘해줘서, 요즘 그런 꿈은 잘 안 꾸고, 아주 가끔 꾸는 거 말고는 없는데... 많이 괜찮아졌어요. 좀 안정적으로 괜찮아졌어요.

 

안 좋은 점은 다른 애들이 노는 시간에 저는 육아를 하고 있으니까 그게 좀 아쉬워요.

근데 오빠도 되게 미안하다고 물질적으로라도 선물을 해주고 싶다고 하는데.. 오빠야 나는 이런 거 진짜 필요가 없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도.. 저번에 화장품을 100만 원씩 질러서 저한테 걸렸어요. 근데 제가 아이디를 만들어줬던 것이기 때문에 제가 다시 취소를 눌렀죠.

 

Q. 하담인 중에는 결혼을 일찍 해서 가족을 만들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있어요. 그분들께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A. 근데 그거 육아랑은 차원이 다릅니다. 여러분 육아는 차원이 달라요~ 사는 건 괜찮아요.

근데 육아를 일찍 하면 아이랑 친구처럼 지낼 수가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사람을 잘 만나는 게 가장 중요해요. 아무리 가족을 만들고 싶다고 해도 이상한 놈을 만나면 오히려 불행하기 때문에.

저는 좀 그래도 경제력 있는 사람을 만나서...

현실적으로 좀 많이 만나보고 조금 괜찮은 사람이라면 만나는 거고...

좀 이상한 놈이다 싶으면 좀 가다 쳤으면 좋겠어요. 세상에 똥도 많고 좋은 사람도 많습니다!

그냥 만나보고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하면,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아닌 사람인지 알 수가 있어요. 자기 눈에는 콩깍지가 씌어서 모르니까.

육아는 좀 다르긴 다른데... 초반에는 좀 많이 힘들 거고 그래도 재미는 있으니까.

 

Q. 아직 결혼식은 하지 않으셨는데 계획이 있으신가요?

A. 아니요, 하고는 싶어도 못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어머님 쪽이 상견례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친가와 만나지를 않으니까.

저희 엄마가 싫다고 그러세요. 이제는 연락 안 해요. 저번에 한 번 크게 싸운 적이 있어가지고... 동생들하고도 연락 안 해요.

시어머니랑 시아버지가 부모님은 꼭 있어야 한다 하시고... 그 문제 때문에 결혼식은 좀 힘들 것 같아요.

시가 쪽에서는 (친가와) 그냥 연락 끊은 거로 알고 있어요. 사이가 안 좋은 거로.

오빠가 그냥 결혼식은 못 해도 사진 이런 거는 나중에 찍자고...

 

Q. 친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인데 결혼식을 하지 못하는 것 외에 불편하거나 어려운 점이 있나요?

A. 가끔 친가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저는 진짜 시댁을 잘 만난 것 같아요. 어머니랑 시누이도 좋으신 분이고. 그냥 잘해주세요. 친딸같이 되게 잘해주세요. 아이도 되게 많이 좋아해 주시고.

옛날에는 진짜 많이 어려웠는데. 아무래도 거의 남이랑 비슷한 거니까요. 또 부러웠던 게 오빠는 약간 엄마, 엄마 이러는데 저는 엄마가 없으니까... 오빠가 그냥 우리 엄마도 너희 엄마처럼 생각해라고 하지만 말이 쉽지... 요즘에는 그냥 친엄마가 없는 거에 약간 조금 불편하긴 한데... 그냥 그러려니 하고 지내고 있어요.

 

Q. 하담에도 많은 분들이 다다님과 유사하게 친가가 없는 상황에서 결혼을 하게 되잖아요. 그런 분들께 해 줄 수 있는 말이 있을까요?

A. 가족이 없다는 거... 좀 속상한 게 있긴 한데... 다른 걸로... 저는 괜찮았어요. 그냥 원래 잊고 살았는데, 그런 게 아예 없었거든요. 부족한 게 없었는데 아이 생기고 나니까 그때 생긴 거예요. 외할머니가 없잖아요. 최근에 아이가 “엄마, 엄마는 엄마 없어?” 이래서 당황하긴 했지만...

(그 때 뭐라고 했어요?) “엄마 있기는 한데 어.. 그래 하하” 나중에 이제 점점 자라면 뭐라고 얘기는 해줘야 할 거 아니에요.

(어떻게 하고 싶어요?) “어, 엄마 없어!” 근데 동생들은 알아서 자기가 철이 들면 연락을 하든가 찾으러 오든가 하지 않을까요. 동생들은 잘못이 없으니까 저는 딱히 그런 마인드라... 잘못은 어른들이 한 거지 애들이 뭔 죄야.

 

Q. 하담에서 독립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독립 선배로서 한마디 해주세요.

A. 돈은 준비해서 나와! 어느 정도 모아놓고. 솔직히 최소 1천만 원 있어야 해.

왜냐하면 500만원으로 하면 500만원은 거의 보증금에 들어갈 거란 말이에요.

보증금 최소한 1천만 원이 있어야 해. 가격이 또 올라가지고... 500만원 그거 하나면 끝나니까... 보증금 하나면... 아무리 월급을 받아도. 저도 220만원을 받았는데 한참 모자라요.

뭐 이것저것 막 사면 모자라더라고요. 식재료 사고, 이불 사고, 베개 사고 이런 거, 가전제품 사고 이러면... 그나마 하담에서 저는 조금 지원을 받아서...

어느 정도 벌고 한 23~24살 정도에 그때쯤에 자취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Q. 하담 퇴소를 결심한 계기가 있었나요?

A. 당시 저는 일을 하는 입장에서 주말에도 일 할 수가 있는데, 주말에도 그 프로그램을 해야 된다고 하고, 안 하면 나가야 한대요. 그러니까 그냥 독립 한 거죠. 그것도 있었고... 시간 통금이 있었어요. 회식을 하기도 하는데... 한 2시까지는 괜찮았는데 그래도 계속 연락이 오니까... 저는 그런 걸 싫어합니다.(웃음) 그래서 그때 막판에 직장 생활하면서 병행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Q. 퇴소 이후에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금전이요.

현재 저는 일을 안 하니까 어느 정도 지원을 해주면...저는 저축을 한다거나 아니면 아이쪽으로.. 저보다는 아이죠.

사실 배우자가 형편이 안 좋은 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도 금전적인 것들이 가장그렇죠. 근데 혼자 사시는 분들도 금전적으로 다 딸릴걸요. 엄청 딸릴걸요. 저는 오빠가 있으니까 그나마 조금 여유라기보다는 좀 어느 정도 생활을 할 수 있긴 한데.. 혼자 사는 사람들은... 제 친구도 하루 종일 일해서 돈을 벌거든요.

 

Q.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A. 그렇죠. 오빠한테 미안한 것도 있고.. 오빠 혼자 일을 하니까.

많이 힘들어하는 게 보이니까 나도 일을 좀 했으면 좋겠는데 오빠는 좀 천천히 하라고.

집에 있다가 나중에 아이가 좀 더 크고 일을 해라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기는 하는데...

 

Q. 시간과 돈이 있으면 해보고 싶은 게 있나요?

A. 놀러 가고 싶은 거. 가족끼리... 아이랑 저랑 오빠랑.

오빠가 쉬는 날이 또 별로 없어서... 하루밖에 없어서... 가족끼리 같이 놀러 갔던 게 단둘이 간 것밖에 없거든요. 임신했을 때. 임신 여행. 나머지는 다 오빠 친구들이랑 같이 갔던 것들이라 가족만 이렇게 가는 거... 뭐, 그러려면 각오를 하고 가야 되지만.. 그래도!

 

Q. 앞으로의 계획은?

A. 그냥 나답게 산다. 나답게 산다.

재미있게! 아주 잘 키우면서! 근데 아주 잘 키우고 있어요.

 

Q. 다다님답게 정말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요. 결혼 초반에 배우자와 싸우고 아이와 함께 하담에 가도 되냐고 물었던 것이 기억나요. 비공개시설이다보니 퇴소 후 방문을 원칙적으로 금하고 있었지만, 이런 경우는 예외로 하자고 논의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A. 이제는 옛날이야기기는 한데... 한번 그런 게 있어 전화하려고 했는데 이제는 제가 신용카드가 있으니까 어디 가서 놀다 올까? 애 데리고 놀다 올까? 이런 느낌 (웃음) 근데 또 신용카드를 쓰면 나중에 오빠한테 연락이 가니까 이걸 또 어떻게 해야 되나...

근데 아이 데리고 하담 가면 정말 좋아할 것 같은데... 꺅꺅 거리면서...

놀러 가는 건 안 되잖아요? 그건 그거대로 아쉽네요.

하담에 놀러 오고 싶어요? 이제는 아는 사람도 없는데? 네. 익숙한 공간이잖아요. 놀러 가고 싶죠. 아이가 또 사람을 좋아해서.

그냥 살았던 곳이니까 놀러 오고 싶은 건가요? 그냥 아이한테 이런 데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요. 어렸을 때 기억이라 기억을 못 할지는 모르겠지만 알려주고 싶어요.

어떻게 소개해 주고 싶어요? 그냥 저는.. 요즘 사람들은 이런 데 얘기를 하면 되게 껄끄러워하잖아요. 저는 좀 익숙하게끔 해주고 싶어요.

아이가  껄끄러워하는 그런 게 없었으면 좋겠어요. 좀... 쉼터 이런 데를...

 


“나답게! 재밌게! 아이도 잘 키우고 싶고, 아주 잘 키우고 있다!”는 다다님. 언제나 자신에게 솔직하고 당당한 모습의 다다님. 그녀와의 대화는 그녀의 에너지 넘치는 성격을 빼닮은 아이의 사진들을 보며 마무리되었습니다. 손재주가 좋은 다다님이 만들어 준 멋진 집에서 행복해하는 아이를 보며 그녀가 엄마여서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