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개의 이야기] 고양시를 바꾸는데 페미니스트들이 어떤 역할을 했을까? - 7편 성폭력피해여성보호시설 ‘하담’ 문을 열다(2007)

사무국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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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담은, 하늘을 닮은 '하담'

성폭력피해여성보호시설 ‘하담’ 문을 열다(2007)


상담소, 꿈틀이에 이어 2007년 5월 성폭력피해여성 쉼터 ‘하담’이 문을 엽니다. ‘하늘을 담다’라는 뜻을 가진 하담은 ‘열림터’라는 보호시설을 같이 운영하던 한국성폭력상담소가 하담을 이어 운영해줄 단체를 찾다 고양여성민우회로 넘어오게 되었습니다.


고양여성민우회가 성폭력상담소를 운영한지 5년 정도 된 시점의 사업 평가결과 성폭력피해여성을 위한 쉼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고 한국성폭력상담소 역시 고양여성민우회라면 믿을만하다고 결정해 하담 운영을 민우회가 넘겨받았습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지원받은 임대 보증금과 기존 하담에서 사용하던 물품, 민우회 후원자들의 도움들이 하담 공간 마련의 주춧돌이 되었습니다.


찜질방을 전전하다 하담에 입소한 한 하담인은 좀더 일찍 하담을 알았더라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텐데 이제라도 하담을 알게 됨에 감사를 표했고,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는 하담인들의 모습에 하담지기(활동가)들도 서로 힘을 주고받았습니다.


하담인들은 텃밭에서 배추농사를 지어 김장을 담고, 부업으로 용돈을 벌기도 했어요.

대안생리대, EM 쌀뜨물 발효액, 환경수세미 만들기, 요가, 사진수업, 악기, 논술수업, 자기방어훈련, 미술치유, 숲으로 바다로 해외로 떠났던 수많은 나들이와 캠프, 2012년에는 전세자금 마련을 위한 바자회를 열기도 했고요, 많은 이들이 하담에서 배우고 성장해 퇴소하고 자립해 또 삶을 이어갑니다.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말이죠.

2022년의 퇴소인 모임 ‘시그널’과 이후 이어진 퇴소인 인터뷰 ‘하담플러스’로 퇴소 이후 하담인의 삶과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사랑이 많았던 한 지기는 하담을 떠나며 입소인들에게 받은 사랑이 더 크다며 그 빈 공간에 또다른 사랑을 넣고싶어 새벽기도회에 '전투적'으로 나가고 있다는 후기를 남겼습니다. 하담의 터를 닦은 활동가들, 하담에 마음을 다 담았던 지기들, 많은 후원자님들 덕분에 하담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최근에는 하담뿐 아니라 전국의 피해자보호시설의 지원 프로그램이 개별 피해자 맞춤형 지원으로 바뀌고, 일상 지원보다 의료지원이 더 많이 요구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쉼터 운영 방식의 변화 역시 사회적 변화의 한 부분으로 봐야 피해자보호시설의 다음 단계를 준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대는 바뀌어도 하담인들이 일상으로 잘 복귀하고, 자립하기 위한 도움은 필요할 테니까요.


-다음 화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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