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설명) 금정굴 현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10월 14일 토요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전 11시, 탄현동 금정굴 현장에서 "평화꽃으로 살아나"라는 이름으로 제73주기(제31회) 고양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전이 열렸습니다.
금정굴 사건은 한국전쟁 기간인 1950년 10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으로 1950년 10월 9일부터 약 20일간 고양경찰서의 지휘 아래 경찰과 우익단체 회원들이 북한군 부역 혐의자와 그 가족 등을 재판없이 집단 살해한 뒤 고양 금정굴에 매장한 사건입니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고서도 고양경찰서는 금정굴 현장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던 길에 시멘트와 돌로 감시초소를 만들어 경찰관이 순번 근무를 하면서 1968년까지 유족뿐 아니라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고 합니다. 학살 현장이 드러나거나 혹시라도 유족들이 돌아가신 분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1995년이 되어서야 유족들은 유해 발굴을 시작했습니다. 금정굴에서는 최소 153구의 유골이 발굴되었으며 희생자들의 손목을 묶었던 통신선, 총탄, 죽음을 예감하지 못한 희생자들이 몸에 지녔던 비녀, 빗, 곰방대 등 1천여 점의 유물이 함께 발굴되었습니다. 2007년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은 금정굴 학살 사건 피해자들의 죽음을 인정했으며, 2012년 사법부 역시 국가의 불법행위에 의한 배상책임을 받아들였습니다.
고양시에서도 2018년 6.25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지원조례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이동환 고양시장이 당선되면서 영령들의 유해가 임시 안치된 세종시 추모의집 성묘와 1년에 한 번 있는 위령제 지원이 끊겼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양여성민우회도 금정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금정굴 위령제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사진설명) 금정굴 학살 사건 현장의 모습
아래는 고양여성민우회 대표 자유 활동가의 추도사 전문
위령제 30주년을 지내고 일년이 지났습니다.
세월은 참 무심히도 흐릅니다.
31주년을 맞은 올해도 아직 평화공원이 되지 못한 이곳 금정굴 현장에서, 유해를 모시지 못한 채로, 위령제를 엽니다.
지난 일년이 참으로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현정부의 그릇된 정치의 폭주와 그와 걸음을 같이 하는 고양시의 폭정을 겪어오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공권력의 폭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73년 전 행해진 금정굴 민간인 학살 사건을 통해 우리 고양시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다고 믿습니다.
올해는 정전 70주년의 해입니다.
참담한 세월이 흐르고 흘러 당시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얼마 생존해 있지 않은 현실입니다.
살아있는 우리가 해야할 일은 명백합니다.
국가폭력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일,
살아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다시는 공권력의 폭력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
살아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비극의 역사를 넘어서서 평화의 길을 만드는 일,
살아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고양여성민우회는 그 길에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2023. 10. 14.
고양여성민우회 대표 이도영
(사진설명) 고양여성민우회 대표 자유가 제73주기(제31회) 고양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전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작성자: 활동가 설이
(사진설명) 금정굴 현장으로 향하는 길목에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10월 14일 토요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전 11시, 탄현동 금정굴 현장에서 "평화꽃으로 살아나"라는 이름으로 제73주기(제31회) 고양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전이 열렸습니다.
금정굴 사건은 한국전쟁 기간인 1950년 10월 경기도 고양시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 학살 사건으로 1950년 10월 9일부터 약 20일간 고양경찰서의 지휘 아래 경찰과 우익단체 회원들이 북한군 부역 혐의자와 그 가족 등을 재판없이 집단 살해한 뒤 고양 금정굴에 매장한 사건입니다.
1953년 한국전쟁이 끝나고서도 고양경찰서는 금정굴 현장으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였던 길에 시멘트와 돌로 감시초소를 만들어 경찰관이 순번 근무를 하면서 1968년까지 유족뿐 아니라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고 합니다. 학살 현장이 드러나거나 혹시라도 유족들이 돌아가신 분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것 등을 막기 위함이었습니다.
1995년이 되어서야 유족들은 유해 발굴을 시작했습니다. 금정굴에서는 최소 153구의 유골이 발굴되었으며 희생자들의 손목을 묶었던 통신선, 총탄, 죽음을 예감하지 못한 희생자들이 몸에 지녔던 비녀, 빗, 곰방대 등 1천여 점의 유물이 함께 발굴되었습니다. 2007년이 되어서야 대한민국은 금정굴 학살 사건 피해자들의 죽음을 인정했으며, 2012년 사법부 역시 국가의 불법행위에 의한 배상책임을 받아들였습니다.
고양시에서도 2018년 6.25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지원조례가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이동환 고양시장이 당선되면서 영령들의 유해가 임시 안치된 세종시 추모의집 성묘와 1년에 한 번 있는 위령제 지원이 끊겼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고양여성민우회도 금정굴 사건을 잊지 않기 위해 금정굴 위령제 현장에 함께했습니다.
(사진설명) 금정굴 학살 사건 현장의 모습
아래는 고양여성민우회 대표 자유 활동가의 추도사 전문
위령제 30주년을 지내고 일년이 지났습니다.
세월은 참 무심히도 흐릅니다.
31주년을 맞은 올해도 아직 평화공원이 되지 못한 이곳 금정굴 현장에서, 유해를 모시지 못한 채로, 위령제를 엽니다.
지난 일년이 참으로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현정부의 그릇된 정치의 폭주와 그와 걸음을 같이 하는 고양시의 폭정을 겪어오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공권력의 폭력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73년 전 행해진 금정굴 민간인 학살 사건을 통해 우리 고양시민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도 잘 알고 있다고 믿습니다.
올해는 정전 70주년의 해입니다.
참담한 세월이 흐르고 흘러 당시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얼마 생존해 있지 않은 현실입니다.
살아있는 우리가 해야할 일은 명백합니다.
국가폭력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유족들의 한을 풀어드리는 일,
살아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다시는 공권력의 폭력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
살아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비극의 역사를 넘어서서 평화의 길을 만드는 일,
살아있는 우리의 몫입니다.
고양여성민우회는 그 길에 언제나 함께 하겠습니다.
2023. 10. 14.
고양여성민우회 대표 이도영
(사진설명) 고양여성민우회 대표 자유가 제73주기(제31회) 고양지역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합동위령제전에 참석해 추도사를 하고 있다.
작성자: 활동가 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