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나를 찾아가는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_ 고정관념을 깨다

라온제나
2023-08-02
조회수 1147

* 7월 29일, 고양민우회가 주최한 자기방어훈련 참가 후기입니다. 


(사진 설명 : 여성주의 자기방어 훈련 원데이 클래스는 자기방어훈련 개념에 대한 간단한 소개로 시작했다)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고정관념이 있었어요. 자기방어훈련을 위험 상황에서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물리적, 신체적 훈련이라고만 생각했었거든요. 워낙 여성이 위험에 노출될 상황이 많으니, 호신술까지는 아니지만 기본적인 원칙을 배울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7월 29일 열린 고양여성민우회 여성주의 자기방어훈련 원데이클래스에서 이 고정관념이 깨졌습니다. 


자기방언훈련에는 다음과 같은 키워드가 등장해요. 

#자기 - 심리적 자기발견, 신체적 자기발견

#방어- 상황판단, 경계설정 

#훈련 - 신체훈련, 대응 시나리오짜기, 경험나눔

#커뮤니티 - 동료만나기, 자원나누기 


어떤 상황에 처했을 때 스스로 판단을 하는 게 중요하고 거기에 맞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 대응에는 제가 처음에 생각했던 물리적 대응만 있는 게 아니고요. 처음엔 긴장감소를 시키는 것부터 할 수도 있고, 단호하게 주장하고 대항하거나 즉각적으로 후퇴(도망)하는 것도 필요할 때가 있기 때문이에요. 이러려면 지키고 싶은 자기에 대한 발견이 중요하겠죠. 심리적이든, 신체적이든. 그래서 강사님은 자기방어훈련은 ‘다이얼’ 같은 것이라고 했어요.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면 이런 상황이 있을 수 있어요. 

약간 큰 반려견과 여성이 산책을 하고 있을 때 지나가던 사람들은 무례하게 “입마개해야지!”,”입마개, 입마개!” 라고 무례한 태도로 지적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똑같이 무례하게 “반말하지 마”라고 대응한다고 그 상황에서 자신을 잘 지키는 게 아닐 수도 있죠. 지키고 싶은 ‘나’는 어떤 사람이지? 자신의 욕구를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어야 하겠죠. 대안적인 방법으로 흥분하지 않고 “제가 더 잘 알아요”라고 말하는 방법이 제시되기도 했었는데, 저는 이 대안이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신체적 자기 발견도 물론 중요합니다. 

내 몸무게는 어느정도 다 알고 있죠. 그렇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100미터를 얼마에 뛰는지, 악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잘 측정해 보지 않잖아요. 내가 위험 상황에서 어느 정도 상대까지 대항할 수 있는지 발견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말입니다. 공격자는 컨트롤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려면 자신의 신체적 한계를 아는 것도 중요하겠죠. 무턱대고 덤벼들다가 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에요. 


(사진 설명 : 개념 소개 후에는 간단한 몸풀기 들어갑니다) 

2시간 30분이라는 프로그램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졌어요. 

마지막에 위험 상황에서 ‘쫄지 않기'위한 기본 태도를 배웠어요. 양발을 적당히 벌리고 어깨를 펴고, 어깨와 귀가 멀어지게 섰더니 스스로 ‘커 보이는' 느낌이 들었어요. 상대방에서 손목을 잡혔을 때 간단하게 뺄 수 있는 방법까지요. 힘으로는 빼는 게 아니라 잡힌 방향과 반대로 팔을 바꾸면 되더라고요. 

(사진 설명 : 공격자가 내 손목을 잡는다면 잡히지 않은 다른 손으로 양손으로 깍지를 끼고 양팔을 내 몸쪽으로 당기면 공격자의 손을 풀 수 있다)

이날 참여자들은 고양여성민우회 회원도 있고, 비회원도 계셨어요. 단 하루 모인 14명의 사람들이었지만 우리 그날 서로를 지켜주는 커뮤니티가 되었답니다. 새로운 걸 배우고, 동료를 만날 수 있어서 고양민우회 회원이 되길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던 날! 앞으로도 계속될 고양여성민우회 교육 및 회원 행사에 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하셔서 이런 느낌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사진 설명 : 몸풀기를 하면서 신체적 자기 발견 중!!) 


후기 작성 : 회원 돌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