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소] 내담자의 상담후기

상담소
2024-05-17
조회수 392

안녕하세요, 저는 성추행 및 준간강 피해자입니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조금 더 많은 분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 취지에서 입니다.

저의 경우 모르는 사람이 아닌 지인 간에 일어난 사건으로 사건당시 가해자의 부인과 그 가족들은 가해자의 잘못도 있지만 왜 평소에 가해자에게 친절했냐. 왜 술을 먹고 잠들었냐.하는 반응이었습니다. 

엄청난 수치심과 대인 기피증으로 사건 직후 며칠간 일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피해자이지만 가해자의 가족들은 저의 직장에 알리겠다며 조용히 넘어갈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후 매일매일 자살 생각에 베란다 난간에 서성이고 화장실에 목을 멜 곳을 찾았습니다. 살아갈 힘도 살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왜 나는 피해자인데 죽어야 하지? 하는 억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해서 사건 직후에 성폭력 상담소에 전화를 걸게 되었고 그때 상담 선생님께서 직접 내방하여 상담을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첫 회기에는 계속해서 눈물이 나오고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통에 상담이 어려웠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회기에도  상담 직후에는 마음이 안정이 되었으나 상담하러 오는 길이 너무나도 괴롭고 누가 볼까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몇 번의 회기가 진행되면서 상담 선생님의 진실된 마음 그리고 차분한 태도에 저는 점점 마음의 문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이전에 했던 자살 생각도 많이 줄었고 일상으로 점차 돌아가려고 합니다. 

피해자 여러분, 성폭력은 다른 폭력과는 달리 수치심을 동반하는 범죄로 너무나도 힘들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상담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지금 비록 상처입어 멈춰있지만 또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면 길게 보는 내 인생에서는 지금의 시기가 결코 상처만의 시간을 아닐 거라고 말입니다.  

정신과를 다니고는 있지만 약만으로는 치료가 어렵습니다. 용기내서 방문하세요.  방문해서 근본적인 치료를 받으세요.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국가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여러분 숨지마세요. 혼자계시지 마세요.  용기내 상담을 받으신다면 분명히 좋아질거라고 확신합니다. 

이글을 끝으로 그동안 상담해 주신  상담 선생님께 다시 한번 감사하단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고양성폭력상담소 내담자가 상담 마지막 날 주신 후기를 그대로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