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서>
Q. 독립 후 줄곧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세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소개 좀 해주세요.
저는 00 빵집에서요... 흠... 홀 알바를 하고 있는데, 판매직이에요. 거기서 이제 포스기 보면서 빵을 계산하고. 이제 포스기는 눈 감고도 할 수 있어요. 어디가 어디 있는지 익숙해져서. 빵 진열하고 매장 문 열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그런 거. 보통 제가 9시에 출근해서 10시에 도착해서 일 시작하면 한 저녁 8시 정도에 끝나요. 거의 10시간 정도. 계속 서서 일해서 다리가 항상 퉁퉁 부어요.
처음 일을 했을 때는요, 한 2~3주까지는 괜찮았어요. 2~3주까지는 빵 냄새도 너무 좋고 일하는 것 자체가 너무너무 좋아서 직원분들이랑 두루 친하게 지내고 너무 행복하고 좋았는데 한 몇 달쯤 지나서 흑화하기 시작했어요. 그냥 한 반년쯤 지나니까 흑화하기 시작하더라고요. 너무 힘들어가지고. (웃음) 어쩌다 한 번씩은 다른 지점에 가게 되는데 진짜 싫어합니다. 왜요? 스텝이 너무 느끼해서 해서 싫고요. 죄송합니다. (웃음) 뭔가 좀 사적인 질문 같은 걸 좀 많이 하는... 진짜 그런 것 좀 싫어요. 그런 약간 너무 사적인 질문을 안 하셨으면.
일 보다는 사람때문에 더 힘들어보이네요. 솔직히 말해서 산에 그냥 틀어박혀서 살고 싶어요. 일단 이상한 사람들이랑 안 마주쳐도 돼서 좋아요. 그리고 생각을 많이 안 해도 돼서 좋아요. 감정 소비를 안 해서 좋고, 제가 뭔가 여건이 되고 제 토지가 있었다면 집을 지어서 살 텐데... 그럴 수 없는 게 아쉽네요. 진짜 너무 아지트 같은 거라도 좀 만들고 싶어요. 하... 아무도 모르는 산골짜기에 집 하나 지어놓고 좀 조용히 좀 살고 싶어요.
사람들이 남한테 궁금한 게 왜 그렇게 많은 거예요, 진짜. 예전에는 안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같이 일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질문이... 은근히 있어요. 질문을 좀 많이 하시는 편인데... 질문하는 것은 나쁘지 않아요. 근데 너무 본인만 재밌어하는 걸 하니까... 서로가 재미있어야지 장난이에요. 혼자만 재밌으면 장난이 아니에요.
또 1분 지각했는데... 10분 일찍 왔을 때는 뭐라 안 하거든요. 1분 늦었다고 따로 불러내서 뭐라 뭐라 하네요. 이해는 가요. 왜냐하면, 제가 늦으면 다른 분들이 또 고생하셔야 하니까 준비하시고 하나라도 더 만드셔야 하는데 그 시간 뺏기니까. 근데 그렇게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요. 그것 말고도 또 다른 일도 있긴 한데... 저도 뭐 잘못한 게 아예 없지 않으니까 지각한 건 제 잘못인 거 같아요. 진짜 맨땅에 얼굴을 박아버리고 싶은데 참고 있어요. (웃음)
손님들과는 어떤 상황에서 힘드세요? 포스기 앞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십시오. 깎아달라는 손님도 있나요? 있어요! 많이 샀으니까 깎아달라고. “많이 샀으니까 쇼핑백 그냥 공짜 주면 안 돼요?” 와~ 그게 제일 어려웠어요. 빵집 손님으로서 알아둬야겠네요. (웃음) 앞으로 빵 드실 분들 잘 들으세요. (웃음) 제발 뭐 좀 깎아달라고 하지 좀 마세요. 여기는 뭐 그런 거 없어요? 포인트 같은 거 없어요? 이런... 저희는 없어요, 저희는 없고요.
뭐지? 제일 뇌리에 남는 빌런이 외국인분이셨는데... 일단 보통 다른 가게들은 컷팅도 해주고 데워드리고 그런 서비스가 있는 것 같은데 저희는 그런 서비스가 없고요. 음... 그냥 담아드리기만 합니다. 그분께 소시지가 들어있는 크루아상 빵을 찾아줬어요. 땡큐 하고 나갔는데 한 입 먹고 와서 뭔가 이상했나 봐요. 들어와서 이거 왜 이렇게 차갑냐고 좀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냐고 그래서 저희는 안 해드린다고 하니 환불 해 달라고 그러는 거예요. 심지어 한 입 먹은 걸 환불 해 달라는 데 안 된다고 하니까 왜 안 되냐면서 막 화를 내는 거예요. 원래 한 번 나갔다 오면 환불이 안 돼요. 왜냐하면,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니까, 그냥 한 발자국이라도 나가는 순간 그냥 환불이 안 돼요.
그 뒤에 손님들이 계속 몰리는데 황소고집을 부리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그냥 페이백 해주겠다. 사장님 돈으로 했죠.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했는데, 그렇다고 제 생돈을 낼 수는 없잖아요. (손님이) 표정이 되게 구겨져서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쳐다보면서 한숨 쉬다가 뒤에 가서 터덜터덜 가서 (빵을) 버리는데 저만 욕먹었어요. 왜 버리냐 아깝게 뭔가 놀리는 투로 말씀하시긴 했는데 기분이 너무 나쁜 거예요. 그냥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열 받아서.
그리고 또 뭐냐 아주머니들은 정말 지방 방송을 좀 꺼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자기가 내겠다고 하시는 건 귀여우신데... 빵을 담을 때 뭐 좀 하고 난 다음에 좀 한 번에 결정하고 말씀해 주시면 좋잖아요. 근데 막 이거에다가 한 20초 정도 또 고민하다가 음... 이거 하다가 또 한 30초 고민하고 또 이거 담고...
전 그래서 요즘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디 식당을 갈 때마다 항상 뭐 주의사항은 없나, 매의 눈으로 살피거든요. 이 위에까지 봐요. 위에까지 적혀 있는데도 많으니까. 그리고 최대한 질문을 할 수 없도록 질문을 안 하도록! 어떻게 하면 질문을 내가 안 할 수 있을까.
손님은 여러 명 있지만 제 몸뚱어리가 하나잖아요. 그럼 뭐예요, 저만 불리하잖아요. (웃음) 그래서 계속 같이 일하는 언니랑 맨날 이런 말을 해요. 아니 저 사람들은 여러 명인데 우리는 한 명인데 이게 맞는 거냐 해요. 이거 맞아? 저 사람은 뭐 하고 사는 걸까? 뭘 하고 살면 저런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는 건가. 좀 생각을 하고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음)
Q. 하루 10시간씩 주5일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쉬는 날이 참 소중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내나요?
방전된 핸드폰마냥 매트리스에 누워서 그냥 이러고 있어요.
배고프면 밥 먹고 다시 누워요. 원래 먹고 바로 눕는 게 제일 안 좋은 거라고 아는데. 아무리 배부르고, 피곤해서 눕고 싶어도 한 10분 정도는 앉아 있다가 눕거든요. 근데 요즘은 그냥 먹고 바로 눕다 보니까 속이 정말 안 좋아졌어요.
몸 상태도 진짜 점점 안 좋아지는 게 느껴지는데... 그래서 수영장 같은 데에서 수업 같은 거 들으면서 좀 해볼까... 헬스장 같은 데 가볼까 했는데 글쎄 그냥 두루뭉술하게 하고 있어요. 그냥 생각만 하고 네이버까지 찾아보다가 앞에서 바로 멈춰요. 왜 그런 것 같아요? 그냥 뭔가... 뭐라고 해야 하지... 뭔가 딱 뭐다라고 할 수는 없어요. 제가 그냥 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뭔가 막막하네요, 그냥. 환경이 변화하는 거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어요. 일하고 집에 오고 여기서 뭔가 더 추가되는 환경. 익숙했던 공간에서 벗어나는 스트레스도 있고. 그래서 제가 다른 지점에 가는 걸 안 좋아해요. 원래 제가 일하던 공간이라고 맞지 않으니까요. 흠.... 원래 음식도 먹었던 음식이 익숙하니까 더 입맛에 맞는 거고, 새로운 음식도 도전해보면 좋긴 한데 입맛에 안 맞으면 기분이 안 좋잖아요. 제가 기억하는 하람씨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경험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예전엔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하던 것만 계속해요. 그래서 저도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긴 한데 잘 끈기 있게 못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뒷심이 없어요. 마음만 그렇고 실제로 하지 않으니까 너무 답답해요. 너무 한심하다고 생각해요.
일상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들은 언제일지 궁금합니다. 제일 행복한 순간들이요? 퇴근해서 밥 먹을 때요. 배달시켜 먹을 때도 있고 아니면 포장을 더 많이 해요. 닭강정 중짜 허니버터만 해가지고. 항상 그거만 먹었더니 이제 알아보셔서 그냥 중짜 허니버터 주세요. 진짜 맛있거든요. 또 먹고 싶네요. 먹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영상 보면서 편하게. 좋아하는 영상은 뭐예요? 애니메이션 아니면 “꼬꼬무”(TV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줄임말). 꼬꼬무가 좀 역사에 관한 것도 배울 수 있고, 안 좋았던 옛날 비하인드 스토리나 그런 거 볼 수 있어서 좋아요.
Q. 하람 씨는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시고 관련 학과를 졸업하셨어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나 취업을 할 때 동물 관련 분야를 선택할 줄 알았어요.
동물 관련된 일은 아직 하고 싶어요. 근데 지금은 아직 카드 자금이... 갑자기 또 갚을 게 생겼잖아요. 그걸 안정적으로 갚고 난 다음에 11월에 다시 알아봐서... 그리고 이전에는 사육사가 너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사육사가 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갇혀 있는 동물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제대로 못 먹는 동물들도 많은데 그렇게 하는 게 맞나 싶어서. 동물원에 대한 약간의 그런 게 생긴 것 같아요. 잘 관리하는 데는 잘하는데 소규모 동물원 같은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좀 많아서. 그냥 동물과 관련돼 있는데 조금 더 나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해서가 큰 이유일까요? 아니면 관련 일이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일까요?
음…… 고정 수입이었으면 좋겠어요. 고정 수입이었으면 좋겠는데 일단 정확히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해서가 큰 거 같아요.
제가 저번에 우리 학교 교수님하고 전화했었는데 지금 무슨 일 하고 있냐고 물으셔서 저는 알바 하고 있다고. 그래서 다른 조류 관련된 전문직 알바를 알려주신 거예요. 교수님이 말씀해 주셔서 화답을 하긴 했는데 그렇게 막... 좋진 않았어요. 전문직을 원하는데 제가 이렇게 뭔가 달달 금방 외운다고 해서 진짜 전문직인 사람들처럼 조류를 대할 수 있을까 싶은 그런 거예요. 또 학교 동아리실에 있는 새한테 한번 물린 이후로 조금 반감이 생기도 해서. 그래서 새가 싫다는 건 아니에요. 좋아요, 그건 너무 좋은데 제가 잘 케어를 못해서 그런 거죠. 제가 담당하던 새였거든요.
또 아직 알바를 조금 더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알바를 지금까지 그렇게 많이 했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데요. 테마파크 같은 곳에서도 하고 싶고, 카페 같은 데서도 하고 싶고. 어쩌다 보니까 지금 오래 일하고 있어요. 너무 안 맞는 게 아니면 오래 일하고 싶어요.
특히 테마파크 같은 데... 거기를 파이널로 찍고 있어요.
제가 합격이 되면 거기를 한 1년 정도 다니다가 더 마음에 들면 더 하는 거고, 아니다 싶으면 나와서 그때부터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싶어요.
테마파크는 왜 하고 싶어요? 뭔가 재밌을 것 같아요. 그냥 거기도 물론 거기만의 또 진상이 있겠지만, 테마파크라는 것 자체가 좋아요. 그냥 어릴 때 우리가 처음 갔을 때 받았던 그런 대우 같은 것도 좋았고. 그리고 옷이 예뻐요.
그냥 일단 아무리 못해도 26살 정도까지만 알바를 하고 그 이후부터는 그냥 회사 같은 곳에 다니고 싶어요. 취업준비도 하고...
Q. 인터뷰를 마무리 하기 전에 퇴소를 앞둔 하담인들이 무엇을 준비해서 나오면 좋을 지 혹은 어떤 지원이 추가 되면 좋을 지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여기 나오기 전에 저희가 집을 구하는 거에 관련돼서 좀 더 많은 공부를 하고 나왔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적금이나 예금에 관련해서 좋은 상품을 들거나 그런 거에 관한 부분도 좋겠고, 아니면 공과금이나 관리비, 월세 등 어떻게 하면 혜택 같은 걸... 그런 거에 관련된 공부를 또 하거나.
제가 집을 알아볼 때 스트레스를 진짜 많이 받았어요. (경험해보니) 지역구가 자기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가까이 있는 거? (지하철 호선이 2개가 지나가는) 이중 역세권이라든가. 아니면 저처럼 본가와 사이가 나쁘지 않으면 자주 갈 수 있는 그런 쪽으로 살아도 괜찮고.
행복주택 관련해서 자료를 알아봐도 신청하는 걸 잘 못 하겠어요. ‘마이홈’(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주거복지 포털사이트) 자꾸 들어가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그래서. 내년 6월에 다시 재계약 시즌인데. 그래서 만기를 꽉 채워서 그때 다시 ‘마이홈’을 알아보는 게 더 낫지 않나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이사 문제로 하담에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런 게 혼자 알아보기 너무 어려워서. (계약이) 한 1년 남았지만, 막상 그때가 돼서 또 알아보면 정신없고 머리 아플 것 같아서. 처음 이사할 때 너무 막막해서 혼자 진짜 많이 울었어요. 물건 사는 거 하나부터도 그냥 쉽지가 않았어요. 또 초기 비용은 너무 많이 발생하잖아요.
월세에 관련된 그런 부담감이 좀 커서 그런 지원도 좀 있으면 좋을 거 같고. 너무 많이는 아니더라도. 이걸 또 어떻게 말해야 돼지? 한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 너무 많은가? 평생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잘 모르겠어요, 최대 15년 정도...
지금까지 원룸 두 곳에서 살아봤는데 앞으로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요? 웬만하면 요리할 마음이 들 수 있게 싱크대가 넓은 집이면 좋겠어요. 싱크대가 정말 작고, 설거지하기도 너무 불편해서 요리할 마음이 안 들어요. 그리고 놓을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 보니까... 지금 냄비 둘 공간도 없거든요. 신발장 위에다 그냥 얹어놓고 있는데... 다음에 이사 가는 집은 그래서 더 잘 알아보고 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월세가 맞아야 하지만... 월세가 어느 정도였으면 좋겠어요? 한 30만 원 안쪽 정도였으면 좋겠어요. 근데 그런 집이 요즘에 없다는 거 아니까. 그러면 혹시 파주 운정이나 이런 신도시는 어때요? 저 운정도 생각해 봤었어요. 서울이 집값이 비싸잖아요. 그래서 굳이 꼭 서울에 있을 필요도 없어요.
Q. 마지막으로 함께 사는 반려동물 좀 소개 해주세요.
도마뱀 두 마리랑 거북이 한 마리랑 같이 삽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다 데려온 친구들이에요.
하람씨에게 어떤 의미에요?
그냥 집에 혼자 있으면 되게 적막하잖아요. 근데 딱 들어오면.... 애들이 파충류고 냉혈 동물들이다 보니까 엄청 온기가 느껴지는 건 아니더라도, 그런 것만의 매력이 있어서... 저희는 딱 36.5도를 유지해야 하잖아요. 근데 이 친구들은 거북이 제외하고는 다 변온 동물이에요. 온도가 딱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아서 차가운 데 가면 차가워지고 따뜻한 데 가면 따뜻해지는 애들이에요.
사람들한테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저는 말이 안 통해도 그냥 애들이 지금 어떤 게 불편하고 또 지금은 어떤 거 해서 좋고, 밥 먹어서 배불러 하는 것 같다, 막 이런 것도 느낄 수 있어요. 그냥 말이 안 통해도 저는 오히려 말이 안 통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아플 때 제외하고 (웃음) 흠... 진짜 가족이에요.
“요즘 목소리가 더 작아지는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그냥 제 목소리로 있는 힘껏 얘기할 수가 없어요. 그냥 듣는 게 더 익숙해져서 말을 잘 안 해요. 저도 제 목소리를 잊어버릴 것 같아요.” 인터뷰 중간 조금 크게 말해 줄 것을 부탁했을 때 그녀가 했던 말이 종종 떠오른다. 단톡방에서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꼭 댓글로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들었다고 표현해주는 그녀, 누군가 머쓱한 상황이 되면 기운을 북돋워 주고, 소외되는 사람을 챙겨주던 그녀. 친절은 증폭되고 전염된다던데 그런 그녀의 친절함과 다정함이 그녀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길 바랄뿐이다. <끝>
<사진> 핸드폰으로 거울 셀카를 찍고 있는 하람
<하담 플러스>
인터뷰: 귀여운 게 제일 좋은 타투쟁이의 알바생활 (하람) ②
인터뷰: 생각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혼자만의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람) ①
인터뷰: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건 내 탓이 아니야! (야옹이) ②
인터뷰: 저한테 그런 쉼터 경험이 있네요. 고양이 쉼터는 처음인데 사람 쉼터에서 살아봤잖아요. (야옹이) ①
인터뷰: 내가 정말 비겁한 사람을 무서워하고 있었네! (달팽이) ①
인터뷰: 이걸 얘기하는 순간 저를 좀 다르게 생각할 것 같아서 무서워요. (달팽이) ②
인터뷰: 사실 혼자 살아도 괜찮은데... 나 밥이 그리워. 가끔 김치볶음밥을 먹고 싶어, 김치볶음이랑. 그게 가끔씩 그리워서. (짱)
인터뷰: 그래도 죽기 전에 한 번쯤은 만나야 하지 않을까? 그게 제일 고민이에요.(져니)-②
인터뷰: 나도 내 인생을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나를 불쌍하다고 얘기하는 게 싫고...(져니)-①
인터뷰: 생계를 유지할 만큼의 돈은 항상 있어야 해요. 근데 돈 만 있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어요! (마로) - ②
인터뷰: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고 너무 행복했어요. (마로) - ①
인터뷰: 그렇게 두려워하면 끝도 없어. 우리가 단단해져야 하는 거지! (쭌)-②
인터뷰: 외부에서 어떤 고통을 받고 내 내면을 망가뜨리면 망가지는 건 나잖아요. (쭌) - ①
모임 후기: 퇴소인 모임, 연대의 시작이 되길 바래
인터뷰: 독립을 위해 돈을 모으고, 내년에는 대학에 갈 거예요! (베라)
인터뷰: 아이와 함께 하담에 놀러 가고 싶죠 (다다)
<1편에 이어서>
Q. 독립 후 줄곧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세요.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 소개 좀 해주세요.
저는 00 빵집에서요... 흠... 홀 알바를 하고 있는데, 판매직이에요. 거기서 이제 포스기 보면서 빵을 계산하고. 이제 포스기는 눈 감고도 할 수 있어요. 어디가 어디 있는지 익숙해져서. 빵 진열하고 매장 문 열고 청소하고 설거지하고 그런 거. 보통 제가 9시에 출근해서 10시에 도착해서 일 시작하면 한 저녁 8시 정도에 끝나요. 거의 10시간 정도. 계속 서서 일해서 다리가 항상 퉁퉁 부어요.
처음 일을 했을 때는요, 한 2~3주까지는 괜찮았어요. 2~3주까지는 빵 냄새도 너무 좋고 일하는 것 자체가 너무너무 좋아서 직원분들이랑 두루 친하게 지내고 너무 행복하고 좋았는데 한 몇 달쯤 지나서 흑화하기 시작했어요. 그냥 한 반년쯤 지나니까 흑화하기 시작하더라고요. 너무 힘들어가지고. (웃음) 어쩌다 한 번씩은 다른 지점에 가게 되는데 진짜 싫어합니다. 왜요? 스텝이 너무 느끼해서 해서 싫고요. 죄송합니다. (웃음) 뭔가 좀 사적인 질문 같은 걸 좀 많이 하는... 진짜 그런 것 좀 싫어요. 그런 약간 너무 사적인 질문을 안 하셨으면.
일 보다는 사람때문에 더 힘들어보이네요. 솔직히 말해서 산에 그냥 틀어박혀서 살고 싶어요. 일단 이상한 사람들이랑 안 마주쳐도 돼서 좋아요. 그리고 생각을 많이 안 해도 돼서 좋아요. 감정 소비를 안 해서 좋고, 제가 뭔가 여건이 되고 제 토지가 있었다면 집을 지어서 살 텐데... 그럴 수 없는 게 아쉽네요. 진짜 너무 아지트 같은 거라도 좀 만들고 싶어요. 하... 아무도 모르는 산골짜기에 집 하나 지어놓고 좀 조용히 좀 살고 싶어요.
사람들이 남한테 궁금한 게 왜 그렇게 많은 거예요, 진짜. 예전에는 안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같이 일하시는 분이 계시는데 질문이... 은근히 있어요. 질문을 좀 많이 하시는 편인데... 질문하는 것은 나쁘지 않아요. 근데 너무 본인만 재밌어하는 걸 하니까... 서로가 재미있어야지 장난이에요. 혼자만 재밌으면 장난이 아니에요.
또 1분 지각했는데... 10분 일찍 왔을 때는 뭐라 안 하거든요. 1분 늦었다고 따로 불러내서 뭐라 뭐라 하네요. 이해는 가요. 왜냐하면, 제가 늦으면 다른 분들이 또 고생하셔야 하니까 준비하시고 하나라도 더 만드셔야 하는데 그 시간 뺏기니까. 근데 그렇게 기분이 좋지 않더라고요. 그것 말고도 또 다른 일도 있긴 한데... 저도 뭐 잘못한 게 아예 없지 않으니까 지각한 건 제 잘못인 거 같아요. 진짜 맨땅에 얼굴을 박아버리고 싶은데 참고 있어요. (웃음)
손님들과는 어떤 상황에서 힘드세요? 포스기 앞에서 모든 일이 벌어진다고 생각하십시오. 깎아달라는 손님도 있나요? 있어요! 많이 샀으니까 깎아달라고. “많이 샀으니까 쇼핑백 그냥 공짜 주면 안 돼요?” 와~ 그게 제일 어려웠어요. 빵집 손님으로서 알아둬야겠네요. (웃음) 앞으로 빵 드실 분들 잘 들으세요. (웃음) 제발 뭐 좀 깎아달라고 하지 좀 마세요. 여기는 뭐 그런 거 없어요? 포인트 같은 거 없어요? 이런... 저희는 없어요, 저희는 없고요.
뭐지? 제일 뇌리에 남는 빌런이 외국인분이셨는데... 일단 보통 다른 가게들은 컷팅도 해주고 데워드리고 그런 서비스가 있는 것 같은데 저희는 그런 서비스가 없고요. 음... 그냥 담아드리기만 합니다. 그분께 소시지가 들어있는 크루아상 빵을 찾아줬어요. 땡큐 하고 나갔는데 한 입 먹고 와서 뭔가 이상했나 봐요. 들어와서 이거 왜 이렇게 차갑냐고 좀 따뜻하게 데워줄 수 있냐고 그래서 저희는 안 해드린다고 하니 환불 해 달라고 그러는 거예요. 심지어 한 입 먹은 걸 환불 해 달라는 데 안 된다고 하니까 왜 안 되냐면서 막 화를 내는 거예요. 원래 한 번 나갔다 오면 환불이 안 돼요. 왜냐하면, 바깥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니까, 그냥 한 발자국이라도 나가는 순간 그냥 환불이 안 돼요.
그 뒤에 손님들이 계속 몰리는데 황소고집을 부리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화가 나서 그냥 페이백 해주겠다. 사장님 돈으로 했죠.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했는데, 그렇다고 제 생돈을 낼 수는 없잖아요. (손님이) 표정이 되게 구겨져서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쳐다보면서 한숨 쉬다가 뒤에 가서 터덜터덜 가서 (빵을) 버리는데 저만 욕먹었어요. 왜 버리냐 아깝게 뭔가 놀리는 투로 말씀하시긴 했는데 기분이 너무 나쁜 거예요. 그냥 아무 말도 안 했어요, 열 받아서.
그리고 또 뭐냐 아주머니들은 정말 지방 방송을 좀 꺼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서로 자기가 내겠다고 하시는 건 귀여우신데... 빵을 담을 때 뭐 좀 하고 난 다음에 좀 한 번에 결정하고 말씀해 주시면 좋잖아요. 근데 막 이거에다가 한 20초 정도 또 고민하다가 음... 이거 하다가 또 한 30초 고민하고 또 이거 담고...
전 그래서 요즘에 그런 생각이 들어요. 어디 식당을 갈 때마다 항상 뭐 주의사항은 없나, 매의 눈으로 살피거든요. 이 위에까지 봐요. 위에까지 적혀 있는데도 많으니까. 그리고 최대한 질문을 할 수 없도록 질문을 안 하도록! 어떻게 하면 질문을 내가 안 할 수 있을까.
손님은 여러 명 있지만 제 몸뚱어리가 하나잖아요. 그럼 뭐예요, 저만 불리하잖아요. (웃음) 그래서 계속 같이 일하는 언니랑 맨날 이런 말을 해요. 아니 저 사람들은 여러 명인데 우리는 한 명인데 이게 맞는 거냐 해요. 이거 맞아? 저 사람은 뭐 하고 사는 걸까? 뭘 하고 살면 저런 생각이 입 밖으로 나오는 건가. 좀 생각을 하고 말씀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웃음)
Q. 하루 10시간씩 주5일 일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쉬는 날이 참 소중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내나요?
방전된 핸드폰마냥 매트리스에 누워서 그냥 이러고 있어요.
배고프면 밥 먹고 다시 누워요. 원래 먹고 바로 눕는 게 제일 안 좋은 거라고 아는데. 아무리 배부르고, 피곤해서 눕고 싶어도 한 10분 정도는 앉아 있다가 눕거든요. 근데 요즘은 그냥 먹고 바로 눕다 보니까 속이 정말 안 좋아졌어요.
몸 상태도 진짜 점점 안 좋아지는 게 느껴지는데... 그래서 수영장 같은 데에서 수업 같은 거 들으면서 좀 해볼까... 헬스장 같은 데 가볼까 했는데 글쎄 그냥 두루뭉술하게 하고 있어요. 그냥 생각만 하고 네이버까지 찾아보다가 앞에서 바로 멈춰요. 왜 그런 것 같아요? 그냥 뭔가... 뭐라고 해야 하지... 뭔가 딱 뭐다라고 할 수는 없어요. 제가 그냥 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뭔가 막막하네요, 그냥. 환경이 변화하는 거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어요. 일하고 집에 오고 여기서 뭔가 더 추가되는 환경. 익숙했던 공간에서 벗어나는 스트레스도 있고. 그래서 제가 다른 지점에 가는 걸 안 좋아해요. 원래 제가 일하던 공간이라고 맞지 않으니까요. 흠.... 원래 음식도 먹었던 음식이 익숙하니까 더 입맛에 맞는 거고, 새로운 음식도 도전해보면 좋긴 한데 입맛에 안 맞으면 기분이 안 좋잖아요. 제가 기억하는 하람씨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거나 경험하는 것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예전엔 그랬던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하던 것만 계속해요. 그래서 저도 뭔가 새로운 걸 하고 싶긴 한데 잘 끈기 있게 못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뒷심이 없어요. 마음만 그렇고 실제로 하지 않으니까 너무 답답해요. 너무 한심하다고 생각해요.
일상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들은 언제일지 궁금합니다. 제일 행복한 순간들이요? 퇴근해서 밥 먹을 때요. 배달시켜 먹을 때도 있고 아니면 포장을 더 많이 해요. 닭강정 중짜 허니버터만 해가지고. 항상 그거만 먹었더니 이제 알아보셔서 그냥 중짜 허니버터 주세요. 진짜 맛있거든요. 또 먹고 싶네요. 먹으면서 제가 좋아하는 영상 보면서 편하게. 좋아하는 영상은 뭐예요? 애니메이션 아니면 “꼬꼬무”(TV 프로그램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줄임말). 꼬꼬무가 좀 역사에 관한 것도 배울 수 있고, 안 좋았던 옛날 비하인드 스토리나 그런 거 볼 수 있어서 좋아요.
Q. 하람 씨는 동물을 굉장히 좋아하시고 관련 학과를 졸업하셨어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나 취업을 할 때 동물 관련 분야를 선택할 줄 알았어요.
동물 관련된 일은 아직 하고 싶어요. 근데 지금은 아직 카드 자금이... 갑자기 또 갚을 게 생겼잖아요. 그걸 안정적으로 갚고 난 다음에 11월에 다시 알아봐서... 그리고 이전에는 사육사가 너무 되고 싶었는데 지금은 그렇게 사육사가 되고 싶지 않은 것 같아요. 갇혀 있는 동물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리고 제대로 못 먹는 동물들도 많은데 그렇게 하는 게 맞나 싶어서. 동물원에 대한 약간의 그런 게 생긴 것 같아요. 잘 관리하는 데는 잘하는데 소규모 동물원 같은 경우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좀 많아서. 그냥 동물과 관련돼 있는데 조금 더 나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해야 하나...
그렇다면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해서가 큰 이유일까요? 아니면 관련 일이 수입이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일까요?
음…… 고정 수입이었으면 좋겠어요. 고정 수입이었으면 좋겠는데 일단 정확히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해서가 큰 거 같아요.
제가 저번에 우리 학교 교수님하고 전화했었는데 지금 무슨 일 하고 있냐고 물으셔서 저는 알바 하고 있다고. 그래서 다른 조류 관련된 전문직 알바를 알려주신 거예요. 교수님이 말씀해 주셔서 화답을 하긴 했는데 그렇게 막... 좋진 않았어요. 전문직을 원하는데 제가 이렇게 뭔가 달달 금방 외운다고 해서 진짜 전문직인 사람들처럼 조류를 대할 수 있을까 싶은 그런 거예요. 또 학교 동아리실에 있는 새한테 한번 물린 이후로 조금 반감이 생기도 해서. 그래서 새가 싫다는 건 아니에요. 좋아요, 그건 너무 좋은데 제가 잘 케어를 못해서 그런 거죠. 제가 담당하던 새였거든요.
또 아직 알바를 조금 더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알바를 지금까지 그렇게 많이 했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데요. 테마파크 같은 곳에서도 하고 싶고, 카페 같은 데서도 하고 싶고. 어쩌다 보니까 지금 오래 일하고 있어요. 너무 안 맞는 게 아니면 오래 일하고 싶어요.
특히 테마파크 같은 데... 거기를 파이널로 찍고 있어요.
제가 합격이 되면 거기를 한 1년 정도 다니다가 더 마음에 들면 더 하는 거고, 아니다 싶으면 나와서 그때부터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싶어요.
테마파크는 왜 하고 싶어요? 뭔가 재밌을 것 같아요. 그냥 거기도 물론 거기만의 또 진상이 있겠지만, 테마파크라는 것 자체가 좋아요. 그냥 어릴 때 우리가 처음 갔을 때 받았던 그런 대우 같은 것도 좋았고. 그리고 옷이 예뻐요.
그냥 일단 아무리 못해도 26살 정도까지만 알바를 하고 그 이후부터는 그냥 회사 같은 곳에 다니고 싶어요. 취업준비도 하고...
Q. 인터뷰를 마무리 하기 전에 퇴소를 앞둔 하담인들이 무엇을 준비해서 나오면 좋을 지 혹은 어떤 지원이 추가 되면 좋을 지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여기 나오기 전에 저희가 집을 구하는 거에 관련돼서 좀 더 많은 공부를 하고 나왔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적금이나 예금에 관련해서 좋은 상품을 들거나 그런 거에 관한 부분도 좋겠고, 아니면 공과금이나 관리비, 월세 등 어떻게 하면 혜택 같은 걸... 그런 거에 관련된 공부를 또 하거나.
제가 집을 알아볼 때 스트레스를 진짜 많이 받았어요. (경험해보니) 지역구가 자기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가까이 있는 거? (지하철 호선이 2개가 지나가는) 이중 역세권이라든가. 아니면 저처럼 본가와 사이가 나쁘지 않으면 자주 갈 수 있는 그런 쪽으로 살아도 괜찮고.
행복주택 관련해서 자료를 알아봐도 신청하는 걸 잘 못 하겠어요. ‘마이홈’(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는 주거복지 포털사이트) 자꾸 들어가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그래서. 내년 6월에 다시 재계약 시즌인데. 그래서 만기를 꽉 채워서 그때 다시 ‘마이홈’을 알아보는 게 더 낫지 않나 지금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이사 문제로 하담에 연락해서 도움을 요청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런 게 혼자 알아보기 너무 어려워서. (계약이) 한 1년 남았지만, 막상 그때가 돼서 또 알아보면 정신없고 머리 아플 것 같아서. 처음 이사할 때 너무 막막해서 혼자 진짜 많이 울었어요. 물건 사는 거 하나부터도 그냥 쉽지가 않았어요. 또 초기 비용은 너무 많이 발생하잖아요.
월세에 관련된 그런 부담감이 좀 커서 그런 지원도 좀 있으면 좋을 거 같고. 너무 많이는 아니더라도. 이걸 또 어떻게 말해야 돼지? 한 20만 원에서 30만 원 정도.. 너무 많은가? 평생이라고 하긴 좀 그렇고. 잘 모르겠어요, 최대 15년 정도...
지금까지 원룸 두 곳에서 살아봤는데 앞으로 어떤 집에서 살고 싶어요? 웬만하면 요리할 마음이 들 수 있게 싱크대가 넓은 집이면 좋겠어요. 싱크대가 정말 작고, 설거지하기도 너무 불편해서 요리할 마음이 안 들어요. 그리고 놓을 공간이 너무 협소하다 보니까... 지금 냄비 둘 공간도 없거든요. 신발장 위에다 그냥 얹어놓고 있는데... 다음에 이사 가는 집은 그래서 더 잘 알아보고 가려고 생각 중이에요. 월세가 맞아야 하지만... 월세가 어느 정도였으면 좋겠어요? 한 30만 원 안쪽 정도였으면 좋겠어요. 근데 그런 집이 요즘에 없다는 거 아니까. 그러면 혹시 파주 운정이나 이런 신도시는 어때요? 저 운정도 생각해 봤었어요. 서울이 집값이 비싸잖아요. 그래서 굳이 꼭 서울에 있을 필요도 없어요.
Q. 마지막으로 함께 사는 반려동물 좀 소개 해주세요.
도마뱀 두 마리랑 거북이 한 마리랑 같이 삽니다. 제가 학교 다닐 때 다 데려온 친구들이에요.
하람씨에게 어떤 의미에요?
그냥 집에 혼자 있으면 되게 적막하잖아요. 근데 딱 들어오면.... 애들이 파충류고 냉혈 동물들이다 보니까 엄청 온기가 느껴지는 건 아니더라도, 그런 것만의 매력이 있어서... 저희는 딱 36.5도를 유지해야 하잖아요. 근데 이 친구들은 거북이 제외하고는 다 변온 동물이에요. 온도가 딱 적절하게 유지되지 않아서 차가운 데 가면 차가워지고 따뜻한 데 가면 따뜻해지는 애들이에요.
사람들한테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저는 말이 안 통해도 그냥 애들이 지금 어떤 게 불편하고 또 지금은 어떤 거 해서 좋고, 밥 먹어서 배불러 하는 것 같다, 막 이런 것도 느낄 수 있어요. 그냥 말이 안 통해도 저는 오히려 말이 안 통하는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아플 때 제외하고 (웃음) 흠... 진짜 가족이에요.
“요즘 목소리가 더 작아지는 것 같아요. 모르겠어요. 그냥 제 목소리로 있는 힘껏 얘기할 수가 없어요. 그냥 듣는 게 더 익숙해져서 말을 잘 안 해요. 저도 제 목소리를 잊어버릴 것 같아요.” 인터뷰 중간 조금 크게 말해 줄 것을 부탁했을 때 그녀가 했던 말이 종종 떠오른다. 단톡방에서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꼭 댓글로 당신의 이야기를 잘 들었다고 표현해주는 그녀, 누군가 머쓱한 상황이 되면 기운을 북돋워 주고, 소외되는 사람을 챙겨주던 그녀. 친절은 증폭되고 전염된다던데 그런 그녀의 친절함과 다정함이 그녀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퍼져나가길 바랄뿐이다. <끝>
<사진> 핸드폰으로 거울 셀카를 찍고 있는 하람
<하담 플러스>
인터뷰: 귀여운 게 제일 좋은 타투쟁이의 알바생활 (하람) ②
인터뷰: 생각을 추스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에, 혼자만의 공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하람) ①
인터뷰: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건 내 탓이 아니야! (야옹이) ②
인터뷰: 저한테 그런 쉼터 경험이 있네요. 고양이 쉼터는 처음인데 사람 쉼터에서 살아봤잖아요. (야옹이) ①
인터뷰: 내가 정말 비겁한 사람을 무서워하고 있었네! (달팽이) ①
인터뷰: 이걸 얘기하는 순간 저를 좀 다르게 생각할 것 같아서 무서워요. (달팽이) ②
인터뷰: 사실 혼자 살아도 괜찮은데... 나 밥이 그리워. 가끔 김치볶음밥을 먹고 싶어, 김치볶음이랑. 그게 가끔씩 그리워서. (짱)
인터뷰: 그래도 죽기 전에 한 번쯤은 만나야 하지 않을까? 그게 제일 고민이에요.(져니)-②
인터뷰: 나도 내 인생을 불쌍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나를 불쌍하다고 얘기하는 게 싫고...(져니)-①
인터뷰: 생계를 유지할 만큼의 돈은 항상 있어야 해요. 근데 돈 만 있다고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이 있어요! (마로) - ②
인터뷰: 누구도 간섭할 수 없는 나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고 너무 행복했어요. (마로) - ①
인터뷰: 그렇게 두려워하면 끝도 없어. 우리가 단단해져야 하는 거지! (쭌)-②
인터뷰: 외부에서 어떤 고통을 받고 내 내면을 망가뜨리면 망가지는 건 나잖아요. (쭌) - ①
모임 후기: 퇴소인 모임, 연대의 시작이 되길 바래
인터뷰: 독립을 위해 돈을 모으고, 내년에는 대학에 갈 거예요! (베라)
인터뷰: 아이와 함께 하담에 놀러 가고 싶죠 (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