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다 소모임 11월 이야기 -'이재, 곧 죽습니다']

상담소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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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페미다에서 다룬 콘텐츠는 화제가 되었던 ‘이재, 곧 죽습니다.’입니다.

웹툰 원작 드라마로서 이러한 제작 사례 중 단연 성공작으로 평가받아 더욱 눈길을 끈 작품인데, 이야기를 나눈 결과 각색과 연출이 돋보여 웹툰보다 낫다는 평가를 하였습니다.

주인공 최이재를 통해 ‘자살’이라는 선택이 잘못되었다는, 그리고 ‘죽음’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는 메시지 전달이 엿보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화제성과 시청률, 교훈적 메시지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12번의 죽음을 너무 사소하게 다루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즉, 총 8회의 짧은 회차라는 제약 때문인지 빠른 전개와 흥미성 위주의 드라마가 되면서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취급하고, 인간의 삶과 죽음을 오락거리처럼 쉽게 다룬 아쉬움이 컸습니다. 또한, 자살을 선택하려 한 사람의 치열한 고민과 깊은 내면이 제대로 짚어지지 않았으며, 결국 ‘富貴’ 와 연관을 지은 자살의 이유 또한 그러합니다. 인간의 삶에서 ‘돈’ 이외에도 여러 가치가 있음을 드라마에 담지 못했고, 극단적 선택의 사유에는 존엄사의 포함을 간과하였습니다.

더불어 주인공의 시각에만 국한하여 ‘죽음’을 풀어낸 점도 아쉬운 지점이었습니다. 자신의 삶이 고되어 죽음을 선택했다는 주인공의 심정에 매몰되어, 남은 사람들이 겪게 될 감정은 그다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남은 자들의 슬픔 또는 분노, 안타까움 등에 대해서요. 여기서는 주인공의 어머니가 느끼는 죄책감만 부각되었는데, 이는 어머니이기에 당연한 것으로 끝날 공산이 큽니다.

그리고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의 의식 전환을 촉구하는 차원에서 나아가, 주인공의 지인 중 한 사람이라도 생전에 주인공의 말을 귀담아 들어줬어야 했다는 식의 표현된 장면이 있었다면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주의를 기울이며 자살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일면 웹툰 원작과 달리 사람들의 삶이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주제를 던진 연출은 눈여겨볼 만했습니다. 도로에 뛰어들어 자살한 사람으로 인해 주인공이 면접을 망치며 인생이 꼬이기 시작했고, 최이재가 자살할 때 지나가던 행인도 죽게 되며 다른 누군가의 삶도 영향을 받게 되는 내용은, 자신의 선택이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가 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선택’에 대한 신중한 태도와 책임의 필요성을 전달한 것은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긴 인생의 여정에서 죽음이 답이 아닌 자신을 위해 더 살아야 한다는 것, 자살이라는 선택은 또 다른 회피라고 볼 수 있다는 것, ‘자살’이 내포하는 여러 무게감을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 현재 죽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을 만한 드라마였다는 긍정적 평을 마지막으로 남깁니다.


-11월 후기는 요맘때 어울리는 별칭을 가진 ‘따뜻 겨울’님이 작성해주셨습니다.-


* 분주한 12월 연말 잘 보내고 새해인 1월에 모이기로 했어요~

 1월 모임 : 1/21(화) 오후 6시, 고양여성민우회 교육장


* 드라마에서??

 10대의 성을 대놓고 다룬다고??

 ‘어른 연습생’ 드라마가 궁금하시다면 새해에 페미다로 놀러오세요^^